교통사고 재범자들의 심리적 특성, 과연 어떤 패턴이 있을까?

 

 

 

1. 교통사고 재범, 단순 실수일까? 반복되는 위험 운전의 심리

 

"또 사고를 냈대." 얼마 전 지인의 SNS에 올라온 짧은 글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냥 스쳐 지나갈 수 있는 문장이지만, 저는 그 순간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왜냐하면 사고의 당사자는, 제가 1년 전에도 비슷한 이유로 병문안을 갔던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때도 음주 운전이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같은 사람이 반복해서 교통사고를 내는 모습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왜 누군가는 사고 한 번 이후로 조심에 조심을 거듭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반복해서 사고를 내는 걸까요? 이 글에서는 ‘교통사고 재범자의 심리적 특성’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그 속에 숨겨진 반복 행동의 원인을 함께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사고 재범은 단순한 실수의 반복이 아니라, 무의식 속에 자리한 행동 패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자극을 추구하는 성향, 충동 억제력 부족, 권위에 대한 반감 등은 사고를 유발하는 중요한 심리 요소로 꼽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교통사고 재범자는 '남보다 더 운전을 잘한다'는 착각, ‘설마 나에게 사고가 나겠어?’라는 과잉 자신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심리는 단순히 개인의 성격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스트레스 해소 수단으로 빠른 속도나 위험한 운전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고, 규칙을 어겨야만 자신이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처럼 교통사고 재범자의 심리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반복적이고 고착된 심리 구조에서 비롯되며, 이는 예방과 교정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큰 단서를 제공합니다.

 

2. 위험을 일상으로 느끼는 심리: 자극 추구 성향의 그림자

 

제가 한때 상담했던 내담자 중 한 명은, 20대 중반의 남성이었습니다. 그는 면허를 딴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세 번의 접촉사고를 낸 경험이 있었고, 그중 두 번은 명백한 신호 위반이 원인이었습니다. 놀라웠던 건, 그의 말이었습니다. “그 순간엔 너무 재미있었어요. 차가 쌩쌩 달리는데, 내가 세상을 제어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이처럼 자극 추구 성향(Sensation Seeking)은 교통사고 재범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이는 높은 자극이나 강렬한 감정을 찾아 나서는 성향으로, 일반적으로 청소년기와 20~30대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납니다. 문제는 이들이 규칙을 지키는 것보다 위험을 감수하는 데 더 큰 쾌감을 느낀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심리는 뇌의 도파민 분비와도 연관되어 있습니다. 빠른 속도, 갑작스러운 조향, 고속도로에서의 무리한 추월 등이 이들에게는 일종의 '쾌감 중독'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처음에는 작은 위반으로 시작했던 행동이 점점 더 과감해지고, 그 끝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 중에서도 혹시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신호를 무시하거나, 정속 주행 중인 차량을 갑자기 추월해 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 순간 느꼈던 짜릿함이 곧 위험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사고는 단순히 부주의 때문만이 아니라, 쾌감을 추구하는 뇌의 패턴이 계속해서 그 상황을 재현하도록 이끌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단속과 벌칙만으로는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습니다. 자극 추구 성향을 가진 사람에게는, 위험을 줄이면서도 쾌감을 얻을 수 있는 건강한 대체 경험을 제시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카트레이싱 같은 합법적인 체험형 운전 프로그램이나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연계한 예방교육 등이 실제 효과를 보인 사례도 있습니다.

 

3. 습관이 되어버린 무시: 규칙을 거부하는 심리의 구조

 

여러분은 교통 신호를 볼 때 어떤 감정이 드시나요? 아마 대부분은 ‘따라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교통사고 재범자 중 일부는 ‘신호는 권유일 뿐이다’라고 생각하거나, 오히려 규칙 자체에 불만과 반항심을 품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행동은 단순한 개성 차이가 아닙니다. 규칙 회피적 사고방식(Antinomian Thinking)은 어릴 적부터 형성된 권위에 대한 반감이나, 사회적 통제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되곤 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알아서 할게, 왜 자꾸 간섭해?” 같은 생각은 단속 경찰, 신호등, 도로 표시와 같은 교통 규칙 전체에 저항감을 가지게 만들고, 결국 반복된 위반으로 이어집니다. 한 번은 40대 후반의 남성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20년 넘게 운전했는데, 이 정도 판단은 내가 하지 누가 대신하겠나.” 그에게는 그동안의 무사고 경험이 오히려 규칙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자신감으로 작용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자신감이 두 번의 사고로 이어졌고, 그중 하나는 보행자와의 충돌이었습니다. 이처럼 자기 판단을 과신하고 사회적 규칙을 무시하는 습관은 반복 사고의 위험을 키웁니다. 특히 고 연령층 운전자 중 일부는 본인의 경험을 지나치게 신뢰하며 최신 교통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이 정도는 괜찮다’, ‘나는 잘하니까’라는 생각으로 어떤 규칙을 건너뛴 적은 없으신가요? 작은 위반이 반복되면, 그것은 하나의 행동 습관이 됩니다. 그리고 그 습관은 무서운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교통 규칙은 우리 모두를 지키기 위한 약속이라는 점을, 늘 다시 떠올려야 하겠습니다.

 

4. 반복되는 사고, 회복되지 않은 감정의 상처

 

교통사고 재범자의 심리를 분석하다 보면, 그저 위험한 사람들로만 보기 어렵다는 점을 느끼게 됩니다. 그들 중 일부는 과거의 트라우마나 감정 조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로 운전대를 잡고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제가 상담한 또 다른 사례에서, 한 여성은 세 번째 접촉사고 이후 운전 자체를 두려워하게 되었지만, 그 이전에도 항상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한 불안감 속에서 운전을 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녀는 어린 시절 부모의 차 안에서 격한 싸움을 자주 목격했고, 자신도 모르게 ‘운전 = 위협’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 무의식이 운전 습관에 반영되면서, 항상 긴장 속에 과속과 급정지를 반복하게 된 것입니다. 감정 조절의 실패는 단순한 분노 운전(rage driving)을 넘어서, 불안, 우울, 자기 비하 같은 감정이 쌓인 상태에서의 운전을 유도합니다. 그 결과 사소한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타 차량에 대한 공격적 행동이나 급한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운전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자기감정의 거울이기도 합니다. 오늘 아침 여러분은 어떤 기분으로 운전대를 잡으셨나요? 혹시 짜증 난 일이 있었나요? 또는 해결되지 않은 스트레스를 끌고 도로 위로 나선 건 아닐까요? 교통사고 재범자들의 행동 뒤에는 아직 회복되지 않은 심리적 상처가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단순한 법적 제재로 해결하기보다는, 심리치료와 정서적 치유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감정을 돌보지 않으면, 아무리 처벌해도 같은 상황은 반복되기 마련입니다.

 

마무리: 반복되는 사고를 멈추기 위해 필요한 것

 

교통사고 재범자들의 심리적 특성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한 가지 공통된 진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빠질 수 있는 위험'이라는 사실입니다. 자극을 쫓는 마음, 규칙을 무시하는 습관, 감정을 제어하지 못한 채 무의식적으로 운전대를 잡는 행동들. 이 모든 것이, 어쩌면 우리 안에도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한 처벌과 규제만이 아닌,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가가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교통사고 재범 예방은 심리적 치유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리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통해, 보다 안전한 도로 문화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